2박3일의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초1아들의 겨울방학을 맞아 아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외삼촌을 방문하는 것.
그것이 이번 서울 여행의 이유였다.
여행은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사실 힘들다.
귀찮기도 하고. -_-;;;
18개월 괌여행을 시작으로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해외로
코로나 이후엔 국내로
(사람이 없을 만한 곳을 찾느라 더 외지로 외지로)
참 부지런히 다녔다.
물론 우리보다 더 많이 더 다양한 곳을 다니는 사람도 많겠지만
내 기준으로(나는 집순이) 참 열심히 다녔던것 같다.
워낙 새로운 곳에 가보는걸 좋아하는 남편 덕분이기도 하고.
18끼 이유식을 모두 얼리고 기저귀를 챙겨 다니기 시작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참 많이 편해졌지만
그래도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은
고난(?)의 시작과도 같다.
아이짐을 싸다보면 부모는 단벌로 여행기간을 채우기 일쑤고
가는 곳도 먹는 것도 제약이 많아진다.
아이의 컨디션을 살피며 여행 일정을 변경하다보면
계획은 의미없어지기 일쑤며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숙소에서 종일 보내기도 한다.
아이를 업고 안고, 계속되는 칭얼거림과 짜증을 달래며
생각지도 않은 난관에 부딪히기까지.
그래도 부지런히 다니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생각 때문이리라.
여행을 통해 얻는 순간의 행복과
아이의 웃음
사건과 추억들.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기억한다.
먼 훗날
아이는 자라 우리의 품을 떠나도
아이와 함께했던 기억들이 우리를 웃게 하고
행복한 그때를 추억하며 다시 행복을 느끼게 되리라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더 많은 더 좋은 추억을 쌓아놓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집순이의 귀찮음을 극복하게 해준다.
이번 서울 여행도 사실
귀찮은데 가지말까...를 10번쯤 생각하다.
기차표를 끊고 가방을 쌌다.
다녀오고나선
역시 다녀오길 잘했다 싶다.
(피곤하고 피곤하고 피곤하지만)
그리고 아, 우리 아들이 정말 많이 자랐구나를
여행을 통해 실감한다.
기다림의 순간을 참아내고
예상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 타인을 배려할 줄 알게 되고
스스로 해야할 일들을 찾아내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매일매일 함께하다보니 느끼지 못했던 성장을
여행을 통해 느끼게 된다.
아이는 자라고 나는 늙는구나 ㅋ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라
언젠가 나에게서 독립하겠지.
그날을 기다리며
아이가 우리의 품을 떠나
스스로의 발걸음으로
세상에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이번 여행은
아이의 성장을 많이 체감한 여행이었다.
아이가 자랄 수록
함께 할 수 있는게 많아지는 여행을
하게 되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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